환빠와 천부경에 대한 유감

젊은 프로그래머들이 명리를 공부한다면 효용성의 차원에서 말리고싶고,
과학적인 사고를 하는 이곳분들이 환빠나 천부경에 대한 맹종을하리라 생각하진 않지만,
지나다 쓴 글이니 가볍게 읽어주시길…

처음 명리 공부하면서 곤혹스러웠던 것 중 하나는 명리한다는 사람들 중에 환빠들이 많더란거다.
그들에게 역사적, 학문적 근거를 들어 지적했더니 욕을 하더라.
자기 주관을( 판타지를 ) 갖고 사는거야 내가 참견할 문제가 아니지만,
명리 이론의 근거를 유사역사에서 가지고 와 사람들을 가르치는건 내 입장에선 문제더란 거다.

모든 민족은 저마다의 신화를 갖게 마련이고,
각색이든 창작이든 조금씩은 나름의 역사적 사실과 배경이 있긴 하지만,
신화나 종교의 말들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세상에는 신화들의 갯수 - 1 이상의 거짓이 존재할 뿐이다.
단 하나가 진실이든 모든게 거짓이든 둘 중 하나일테니 말이다.

여러 입장에서 공통된 관측이 보일때 조금은 사실일 가능성을 둔다든지,
그 근원이 뭘까 생각해볼 여지는 두는 정도인거지.

1910년대 중반,
나라가 주권을 잃고 어수선한 시기에 모습을 드러낸 천부경도 대표적인 문제다.
일찌기 단재 신채호를 비롯한 학계의 주류들로부터 위서로 일갈되었지만,
신흥종교인( 민족종교인척 하지만 ) 대종교를 숙주로 삼아 증식하더니
아직도 적지않은 사람들의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게 개탄할 노릇이다.

PC통신 시절부터 유사역사학에 대해 비판해온 초록불처럼 유명한 논객들도
천부경이 위서라는 근거를 밝히는데 힘쓰면서도
대종교와 관련된 인사들과 독립군의 활동에 대해서는
나라를 위해 힘쓴 이들을 존중한 탓인지 한 수 접어주는 태도를 보이곤 하더라.

어쩌면 초록불 같은 분들도 지금은 입장이 좀 바뀌었을 수는 있겠다.
독립군도 각계 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의 모임이기에 싸잡아 비하해서는 안되는 문제이지만,
전공과 행적에 관련해 새롭게 알려진 사실들이 많으니 말이다.

2000년대에 들어 러시아와 일본에서 공개된 기록과 공문들을 참고해 이야기를 맞춰보면
터무니없이 과장된 전과들이 대부분이라는걸 알 수 있다.
실제로 몇 몇 논객과 역사교수들이 일부 독립군에게서 부풀려진 전과를 토대로 인터넷에서 토론하다
부정할 수 없는 근거들 앞에 털려버린 사례들이 있으니 말이지.

현생 인류는 아프리카에서 출발해 각지로 뻗어나간 흐름 위에서, ( 유전인류학적 주류해석 )
그 사이 사이 끊임없이 이동과 교류, 교역을 행해왔던 것인데
어느 민족이 우수하면 얼마나 우수할 것이며, 열등하면 얼마나 더 열등할 것이냐.
민족이라는건 역사로 포장된 이야기들을 공유하는 집단일 뿐이지,
딱히 유전적 실체를 논할만큼 순수 혈통이란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일본서기 등에서도 이주갑인상을 한 흔적들이 있고,
사료로서의 가치를 인정하기 힘든 판타지들을 이야기하니 비단 환단고기만의 문제는 아니다.
체제의 정당성을 주입하기 위한 거짓 이야기들은 수없이 만들어져 왔다는거다.
어떤 시대 어떤 상황에서 어떤이들에게 필요한 허구들이 있었다는거다.

하지만 아닌건 아닌거지.
21세기에 이르러서도 수많은 역사적 증거들을 외면한채 민족 판타지를 논하는건
종교 문학과 역사를 혼동하는 짓이고 진실을 알고자하는 행동들이 아니기에
너무나 쉽게 부정되는 사실들에 낚여서는 안되겠다는 이야기.

어떤 임의의 수열도 의미를 끼워맞추면 꽤 유의미한 해설을 붙일 수 있으니,
자기 합리화의 함정에 빠지지 말란거지.
지엽적 정보의 한계 탓에 그 누구의 지식도 오류가 포함될 수 밖에 없다.
만화 영심이 노래에 나오는 ‘하나면 하나지 둘이겠느냐~’ 에도 의미를 붙이자면
그럴듯한 신화적, 심지어 물리적 해석도 가능할꺼란 말이다.
진실을 알고자한다면 학문의 범위를 초월한 다각적인 공부가 필요한 것.

똑똑한 사람들 중에서도 재미삼아 이것 저것 수리 파보는 경우가 있을테고,
과정이나 의도야 어떻든 성과를 내는 사람들도 있을꺼다.
괴델이 불완전성 정리를 유도한 것도 그 배경엔 수학의 실재성을 증명하려고한 것이고 말이지.
실제성을 증명하는 일이 쉽지 않더라는 이야기일 뿐이었고 말이지.

물론 보일듯 말듯한 초월적 무언가가 있긴 하다.
그래서 이성적 사고의 끝을 달리던 많은 학자들이 무덤까지 갖고 가는 질문이 있는거지.

세 줄 요약.

  1. 민족 종교의 판타지는 두말 할 필요없이 허구다. 아주 조금만 범인류적, 지구적, 우주적 관점에서 봐도 알수 있는 일이다.
  2. 천부경에 낚이지 마라.
  3. 다시 말하지만 아닌건 아니라고 좀 인정하자. 시간아깝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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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든 정치든 말싸움이든 아닌건 아닌게
맞는거죠 :slight_sm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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